의식의 세계

한국말의 빛과 어둠

유 진 정 2025. 2. 7. 14:13

라디오는 보통 클래식FM을 듣는데 클래식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딴 채널 디제이들 말하는 거 개열받고 노래 가사는 울화통이 터져서 들을 수 있는게 별로 없음
그래서 불교 클래식 미군방송 세 개 돌려가면서 들음 

아무튼 오늘도 수프 끓이면서 bgm으로 클래식FM 틀어놨는데
뭔 음대 교수님 이태리 다녀와서 이러이러한 점이 좋았다.. 하니까 진행하는 남자가
넘 부럽네여 겨수님 설명 듣고 있으니까 이태리 다녀온 거 같구여블라블라

그래서 아니 말을 왜이렇게 저능아 같이 함???!!! 소리 지르고 주먹으로 라디오 내려쳐서 끔
분기별로 한번씩 ㅇㅈㄹ하고 있는데 안 뿌서지는 거 보면 라디오가 튼튼한듯

암튼 그래서 한국어에 대한 생각을 또 해봤음
옛날에 영국인 구남친한테 나 한국말 하면 어떻게 느껴지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걔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영어로 말할 땐 더 mature하게 느껴진다, 라는 교토식 답변을 하길래
오 못 알아들어도 개돼지뉘앙스는 전달되는구만 싶었는데

언어 ㄹㅇ사고에 큰 영향을 미치고 한국어는 이성적 사고에 불리한 언어인 거 같음
같은 맥락으로 GYM에 소름끼치는 한남발라드나 오뉴월한서리는 한녀랩소디 풀볼륨으로 틀어 놓는 거 너무 정신건강에 해로움. 가사 잘 들어보면 죄다 나르시시스트의 독백 아니면 pity party하고 자빠진 내용

반면 한국어가 빛을 발하는 상황


* 욕할 때 

stop talking bullshit <- 너무 점잖고 노잼
야 개소리 하지마라 <- 속이 시원

shut the fuck up <- 윗입술과 아랫입술이 기계적으로 닫히는 장면만 떠오름  
아가리 싸물어 <-  흡족 

니 어미 내장을.. 눈깔의 먹물을.. 이런 전라도st 고어한 욕하기도 좋고
상스러운 말할 때나 분노관련 섬세한 뉘앙스 전달에 적합함

 

* 떼쓸 때

무지성 무논리 아몰랑 떼굴떼굴 구르고 싶을 때
이것도 가끔은 필요하다. 예술성과도 연관이 있는 거 같아

 

* 뇌빼놓고 그리는 인터넷 만화


이 장르의 마에스트로 엉덩국 선생

 

그니까 한국어는 검열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선을 팍팍 넘어버리는 언더그라운드에서 빛을 발하는 언어임

근데 이제 공중파나 클래식FM에서는 이런 장기가 발휘되기 어려우니까
얼탱이 없는 개노잼 드립이나 가식적인 멘트가 판을 치는..

그리고 그런 행위는 정신에 정말 나쁜 영향을 미침
멍청하고 무의미한 말을 위한 말, 진부하고 가식적인 말,
쿠션어 등의 사용을 의식적으로 지양해야 그 공백에 진심과 주관이 들어설 기회가 생긴다고

 

https://digthehole.tistory.com/5184

 

코리아 코리안

전다화: 저 요즘 영어회화 공부 중인데 진짜 한국어 영어 너무 호환 안 되는 언어임 유진정: 그래서 진짜 사고체계 자체가 넘 다르게 발달한 거 같음 한국어 존나 무논리 무지성 대신 개처럼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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