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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간 방치된 아파트에서 하는 전시 - IMF 서울

유 진 정 2024. 4. 9. 12:33

사진 출처: IMF서울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imf_seoul

 

 

 

꽃잎과 미세먼지가 흩날리던 주말 기묘한 전시에 다녀왔다. 
쌍문동의 한 아파트에서 열린 황웅태 작가의 SID전이다. 

< SID는 “Support Induced Discoloration”의 약어로 회화에 있어 지지체 속 불순물이 물감을 변색시키는 현상, 의학 용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돌연사” 등을 의미한다 >

고 하는데 
사실 전시 타이틀 뜻 보다 공간의 정체가 너무 궁금했음

인스타 설명에 따르면


 

 

 

< 쌍문동 어딘가, 26년 동안 방치된 곳에 열린 일시적인 포탈.예약제로 운영되며, 예약시 주소를 안내해드립니다. 대관 문의는 DM으로 부탁드립니다. >

< IMF Seoul은 26년의 세월 동안 방치된 아파트입니다. 이 정도로 용도를 잃고 방치된 공간이란, 누군가에겐 돌아볼 마음조차 들지 않는 무엇임을 의미하는데요. 이곳은 바로 그러한 지점에서 전시 공간으로서의 불충분한 쓰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불충분함. 이는 전시에 있어 환경적 제약이 따른다는 의미로, 이웃의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높은 데시벨 등이 이에 포함됩니다. >
 

 

 

 

 

 

단지로 진입하는 길은 단정했다. 
저 킹받는 연두색  메쉬펜스만 빼고

저거 어딜가도 보이고 볼때마다 미칠 거 같음 대체 뭔 생각으로 형광연두색인거냐고

이렇게 된 이상 합리적 이유라도 존재했으면 좋겠는데 (e.g. 자동차가 들이받는 사고 방지를 위해 눈에 띄게 만들었다 등)



지금 여기까지 쓰고 이유를 찾아냄
역시 싸서 많이 쓰이는 것이었음 그건 뭐 그럴 수 있지

그런데 하필 연두색으로 골라 박는 이유가 쓰이는 곳이 주로 화단이라 식물과 잘 어우러지라고^^

이 지점에서 가끔 공포를 느낀다. 

 

 

 

 

 

중국의 페인트 녹화사업 같은..
미감과 윤리가 마비된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공포를 느낀다고

무언가를 지나치게 빨리 이루려고 하는 태도는 언제나 대가를 치루기 마련인데
이 IMF서울 공간이 26년간 비어있게 된 이유 역시 그것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이름부터 IMF잖아

 

 

 

 

 

그러나 시간의 힘은 부드럽고도 강력해서
졸부적 판타지가 투영된 공간도 이제는 신선해졌다.
 
아니 사실 처음부터 아름다웠을 것이다.
나는 90년대 서울에서 유년기를 보냈기 때문에 버블 붕괴 직전의 일본스럽던
낭만과 패기가 넘치는 당시의 정서를 기억하고 있는데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마주치는 아치형 실내 창문에서 그 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전문)

https://c-straw.com/posts/762

 

26년 간 방치된 아파트에서 하는 전시

사진 출처: IMF서울

c-str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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