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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옭 스투파 너무 좋아

유 진 정 2024. 2. 21. 15:14

 
 
국립중앙 박물관 특별전 스투파의 숲 을 보고 왔다.

스투파가 뭐냐면 석가모니 사후 그의 사리를 제자와 대중들이 나눠 가진 뒤 그것을 봉납하던 탑 형태의 유물임

명상러로써 기대를 꽤 한 전시인데 정말 볼만했다.
 
 


전날 밤엔 브라이언 무라레스쿠의 <불멸의 열쇠> 를 읽었다.

고대 그리스의 신비제에서 실로시빈 류의 환각제가 포함된 맥주와 포도주를 사용하였고
초기 기독교는 그것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도발적 주장을 펼치는 책인데

이론을 확립시키기 위해 유적지로 날아가 단서를 찾아나가는 작가의 집념이 거의 추리소설 명탐정을 방불케 함

고고학과 유물 정말 사람을 홀린다.
비밀을 감추고 말을 거는 몇천년 전 과거라니 덕질하기 딱 좋은 소재
 
 
 
 

 
전시장에 입갤하면 팔다리가 길쭉길쭉한 사타바하나왕과 측근들의 부조가 우리를 맞아준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유물들은 남인도의 스투파에서 발굴된 것들인데
남인도는 석가모니가 탄생한 히말라야 인근과 달리 고온다습한 녹지였다고

석가모니의 가르침에 영감을 얻은 남인도인들은 지역 특유의 활기를 담아 독특한 미술품을 창조해냈다고 하는데
확실히 유물들이 zen하다기보다 굉장히 동적임
살아있는 것들이 펄떡펄떡 뛰어다니는 열대의 우림을 연상시킴

그래서 아주 재밌었는데 절제를 설하시던 부처님은 쫌 뭐라 그러셨을 수도 있음
 
 

 

벽에 적힌 초대의 글을 읽고 뒤를 돌았더니 갑자기 유물 주위에 연꽃이 슈라락 피어 올라서 깜짝 놀람

이런 걸 뭐라고 하지 인터렉티브 미디어?

저번 전시 토우들 두둠칫 거리면서 돌아다니는 애니메이션 맵핑해서 쏴주던 것도 그렇고
국중이 테크놀로지 활용을 잘 하는 듯 몰입감 장난 아님 

 
 
 

 
 

 
거꾸로 매달린 연꽃에서 온갖 보물이 쏟아지고 (위) 아래쪽의 장식도 굉장히 화려함

위의 연꽃 부조 디자인은 자궁을 연상시킨다고 생각했는데 풍요의 고장다운 묘사들
그 옆엔 락슈미 여신의 상
 
 
 
 

스투파의 구조 자체도 어쩐지 여체를 연상시키는 느낌이 있음

스투파가 유방 또는 임산부의 배 같은 모습이라면 입구까지 가는 길은 산도, 입구는 음부

매우 중요한 물건을 신성히 모시기 위한 공간이었으니 무의식적으로 산모의 디자인을 차용하게 되지는 않았을지? (중략)
 
 
전문은 여기에:
https://c-straw.com/posts/650

와옭 스투파 너무 좋아

국립중앙 박물관 특별전 스투파의 숲 을 보고왔다. 스투파가 뭐냐면 석가모니 사후 그의 사리를 제자와 대중들이 나눠 가진 뒤 그것을 봉납한 탑 형태의 유물이다.  명상러로써 기대를 꽤 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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