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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방 안 온도가 37도에 육박하기 시작했고 윗층 할머니가 구급차에 실려갔다. 수도 요금은 이제 올백으로 머리를 넘긴 할머니의 친구가 받으러 온다. 이대로 계속 있다간 나도 할머니꼴이 날것 같아 엄마네 집으로 피서를 가기로 결정했다. 남방 한 벌과 타블렛을 챙겨 막차에 올랐다. 무인선인 신분당선의 맨 앞칸은 전면부가 유리로 되어있어 풍경이 볼만하지만 그것도 두 번보니 시들하다. 오른편의 짐칸같은 공간에 타블렛을 올려놓고 일전에 받아둔 짐자무쉬 영화를 서서 보는데 곧 옆에 서 있던 회사원이 인사불성으로 취해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철이 흔들릴때마다 그는 내쪽으로 휘청 몸을 꺾었는데 그럴때마다 영화를 훔쳐보았다. 그가 평형을 완전히 잃고 내쪽으로 쓰러지게 되면 어깨를 붙든 다음 정신 차리세요 아저씨 라고 말해줘..

적는 세계 2018.08.04

밥 딜런 내한 후기

노래못함 심지어 앉아서함 하모니카 집어던짐멈블링 창법이 더욱 심화되어 가사 전달이 아예 안되는 곡들이 태반첫곡 don't think twice its alright 이였는데 한참 뒤에 헛 시팔 하고 알아챔 tangled up in blue에서는 랩에 가까운 무곡조 창법을 선보이심그쯤에서 지미 헨드릭스가 밥딜런을 두고 말한 이렇게까지 음정을 틀리는 뻔뻔한 인간이라면 존경할만하다 쿼트가 떠오름장소는 올림픽 체조 경기장이였는데 스크린 없어서 공연 한시간 지나고 밥딜런 어딨는지 알아챔 VIP 앞에 몇 줄 빼고는 걍 다 형태만 구경했을듯 중간에 장애인석 비어 있길래 그쪽으로 이동했는데 시원하고 공간넓고 개꿀make you feel my love 너무 공격적으로 하모니카 불고 노래도 포악하게 불러서 무서웠음. 솔직..

적는 세계 2018.07.28

내맘대로 펑크백선 18 - 라디오 헤드 Creep

지난 백선 보기 오랜만에 클럽에 갔다. 퍼피라디오 말립씨가 디제잉을 한다길래 가봤는데 중간에 갑자기 크립을 틀었음. 이태원 클럽에서 크립 떼창하는걸 듣게 될 줄은 몰랐기 때문에 신선한 경험이였다. 그리고 집에와서 크립 치는데 일전에 소장님이 쓴 다크 쏘울 포스팅이 생각났음 http://blog.naver.com/tapestry/221319027696 크립은 남자의 다크쏘울에 관한 노래이다 중2병 환자가 지맘대로 이상화 시켜놓은 존재에게 스스로의 추악함을 한탄하는 가사인데 그런 점에서 펑크같다고 느낀다. 펑크밴드들 노래는 멜로디만 신나고 가사는 슬퍼

이런저런 세계 2018.07.25

투명 해삼

섹스토이 같기도 하고 지압봉 같기도 한 모습의 이 투명 해삼은 특이하게도 숲 속에서 생식한다축축히 젖은 잎사귀 위를 기어다니며 피부 호흡하고 포식자와 접촉 시 색상을 변경해 (사진 3 참조) 독이 있음을 알린다.   아름다운 색상에 반한 초기의 수집가들이 채취 후 해수항에 넣어 사육을 시도하였으나 모두 뒈짖했다.  뻥이고 사실 아크라가 코아 Acraga Coa 라는 나방의 애벌레이다. 멕시코 온두라스 파나마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 더운 나라의 열대 우림에 서식한다. 애벌레는 시트러스류 과일 또는 특정한 잎사귀 식물을 먹고 쑥쑥자라서이렇게 연어회 같은 모습의 성충이 된다. 성충의 크기는 커봤자 25mm로 자그마하다고

적는 세계 2018.07.03

23일 뉴욕에서 열리는 8 ball zine fair 에 참가합니다

사람은 못가지만 책은 갑니다. 나 대신 뉴욕 해럴드 트리뷴을 외치고 와주렴 아 그건 파린가 암튼.. 나크 프로덕션의 임재호님과 쥐도새도 모르게 제작한 소책자 'DOQ SOON'이 SEOUL ART DEPT부스에 배치될 예정입니다 8 BALL ZINE FAIR N°13JUNE 23RD 2018at El Coqui Billiards and Lounge5419 Myrtle AveQueens, NY 11385Myrtle - Wyckoff Avs Station NYC Come out this Saturday to the @8ballcommunity Zine Fair 54-19 Myrtle Ave. 11-6 PM. We’ll be showcasing art from musicians, filmmakers, and ..

만드는 세계 2018.06.21

왜 따라쟁이가 싫을까

어릴 때 같이 놀던 엄마친구 딸이 있었는데 나를 자주 따라했음입는 옷이나 색칠공부를 할때 색을 배껴칠하는 모 그런 소소한 모방들이였는데나는 그게 너무너무 싫어서 그때마다 왜 따라하냐며 면박을 줬고그러면 걔는 아닌데? 나도 원래 그러려고 했는데? 로 응수해서 맨날 개같이 싸움나이가 들고나서도 따라쟁이들은 주기적으로 등장했는데 여자들은 대부분 이거 몬지 알거임신기한게 따라쟁이는 항상 여자임. 남자인 경우도 드물게 있긴 했는데 매우 여성적이거나 병신이거나 둘 중 하나암튼 따라쟁이들이 왜 싫은건지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 유형별로 분류를 먼저 해보도록 하겠음 1. 무해한 따라쟁이 : 상대방이 하는게 좋아보이면 와 나도 해야지 하고 따라함2. 음습한 따라쟁이 : 본인이 모방을 했다는 사실을 필사적으로 부정함. 모방하..

의식의 세계 2018.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