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세계

못생김에 대한 단상

유 진 정 2022. 1. 10. 22:19

오랜만에 동창을 만나서 셀카를 찍었음 마스크 쓰고 찍어도 되냐길래 그러라고 함
다 찍고 확인하는데 얘가 자기사진을 보더니 겁나 못생겼네.. 라고 혼잣말을 하길래 깜짝 놀람

왜냐면 득을 보면 봤지 어디가서 손해볼 외모가 아니기때문에.. 이목구비 단정하고 피부도 투명함. 심지어 무서울 정도의 동안이라 30대 후반인 지금 고딩 때랑 별로 변한게 없음

근데 생각해보니까 얘는 옛날에도 종종 이런식으로 셀프디스를 했던거 같음. 그래서 물어봄. 도대체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혹시 어릴때 뭔 일이 있었니 하니 그건 아니라고.. 그러더니 왜 자기가 못생겼는지에 대해 설명을 했는데 너무 주관적인 이유라 기억도 안남

내가 이런 식으로 자기 외모를 비하하던 사람을 살면서 두 명 더 봤음

한명은 집 앞에 선물 두고 가는 팬들이 있었고 다른 한명도 에타에 학생들이 훈남 교수님이라고 글쓰는, 객관적으로 봤을때 문제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괜찮은 외모

이해가 안돼서 혹시 자기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정신병이 있나 집에 와서 검색해봄. 있긴 있었음. 신체이형장애라고 강박증의 일종이라고 함. 그리고 보니까 세 케이스가 공통점이 있음
화장실 가면 안나옴 / 머리 좋은 편인데 생각이 폭주하는 경향 있음 / 술 많이 마심
역시 장내 미생물이 성격을 관장하나?

한편으론 이것도 어떤 종류의 나르시즘인가 싶기도 함. 왜냐면 보통은 자기 외모에 대해 그렇게 깊게 분석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못생긴 사람이란건 초미녀 만큼이나 희귀한 존재이기 때문에..

아무튼 자기가 못생겼다고 생각하면 괴로울 거 같음. 어차피 주관적으로 판단되는 영역이라면 걍 잘생겼다고 생각해버리는게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