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외국에 사는 친구에게 아는 커플 아기가 태어난지 일 년이 넘었는데
아들인지 딸인지 아직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음
왜냐면 부모가 아기가 자라서 주체적으로 성별을 결정하기를 바래서
그 전까지 사람들이 애를 여아나 남아로 취급하면 아기에게 선입견(?)을 주입하게 될 수 있으니 성별을 비공개하기로 한 것이라고
그래서 파티 같은데서 만나면 애기를 it 이라고 불러야 된다는데
사람을 물건처럼 호칭하다 보니 친구는 기분이 좀 이상하다는 이야기
듣고나서 반사적으로 떠오른 문장은 가지가지 하네 였음 그 홀 에피소드가 넘나 백인스러워서 킹받기도 했고
근데 몇 년 지나니까 내가 아는 사람들도 SNS 프로필에 she/her he/him을 적어두기 시작함
영미권에선 이로 인해 꽤 많은 사회적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 그렇게 불러달라고 요구하는 것 까지는 그럴 수 있는 거 같고
(본인이 결정한 성에 확신이 없는 상태라면 지구촌 모두가 한마음으로 날 여자/남자/etc. 라고 불러줘야 안심이 될 테니까)
다만 상대방이 그 요구에 응하지 않았을 때
그니까 미소녀 복장을 한 우락부락 형님을 보고 형님이라고 부르겠다는 상대를 적으로 규정짓고 공격받았다며 울부짖어 버리는 것은 아무래도 좀 피로한 일
그리고 트럼프가 이런 사람들을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고 있으니까
아무튼 그건 그거고
나는 이 지점에서 갑자기 국뽕에 차올라 버렸는데 그 이유는!

<선생님>
이라는 마법의 단어 때문에
Mr,Mrs,Miss,Ms 아저씨 아줌마 아가씨 총각 어르신 다 걍 선생님으로 퉁칠 수 있음
접수 봉사 다닐 때 이걸 학습한 후로 세상 모든 사람을 다 선생님이라고 불러 버리고 있는데 개편함. 무성적인데 점잖기까지
암튼 이 사실을 발견하고 흥분해서 뉴욬주민 홍기하한테 전화 걸어서 당장 프로나운스 다 없에버리고 선생님으로 통합하라 하세요, 했더니
< 영어에서 프로나운스는 넘나 중요하고 거의 한국어의 존댓말과도 같은 급이라 없에기는 쉽지 않을 것 >
이라는 답이 돌아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