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략)
빡빡하게 가면 이런 게 사실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근데 씨발놈아 미친새끼야~ 그냥 꼽 주면서 잘 넘어가고 모든게 서로 용서가 되고.. 에어컨 고장나서 개 더웠지만 다들 즐겁고. 이게 바로 DIY에서 나올 수 있는 행복감이다, 그래서 그날 저도 너무 재밌었어요
이재,석훈: 다행이다.
허: 별로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누가 한 시간 늦었다, 이런 게?
허: 아니 이 모든 게.
일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허: 이 모든 게 무슨 대단한 경제활동이 아니고 이걸 안 하면 우리가 다음 날에 엄청난 손해를 보고 그런 게 아니니까. 큰일 날 일이 아무것도 없으니까
이: 이게 너무 잘 됐으면 좋겠어. 막 이러면요. 당연히 누가 늦으면 감히~~ 우리 작품을 하는데 너가!
허: 감히!! 감~히~~~~!!!
이: 나의 귀중한 작품을! 너가 늦어서! 다른 사람들이 지쳐서 잘 못하면 어떡해! 그런게 있으면야 그렇겠지만.
바람의 속삭임 (전기자전거)아까도 얘기했지만 그거 약간 소시민적 즐거움이 느껴지는데 근데 보면 소시민적 즐거움들엔 약간의 슬픔이 따라오는 경우가 많단 말이에요
석: 소시민??
소시민. 영어로 뭐라그러지..small people? 석: 아 small people
예전에 티비프로 중 생활의 달인인가? 기인들 찾는건데 예를어 들어 빨대공장에서 일을 20년 했어, 그래서 이 사람이 빨대를 한번 잡으면 정확하게 100개를 잡는..그게 TV프로에요
이: 한번에???
한번에.
석: 대박이다.
대박이긴 한데 어두운 면이 있죠.기계처럼 평생 빨대만 잡다보니 한번에 100개를 잡게 됐다는 거 잖아
티비에 나오니까 사람들이 재밌게 보지만 인생을 우리가 사실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고.. 잠깐동안 존나 신기하다고 느끼면서 소비하고. 그러니까 이게 사실 꽤 어둡단 말이야
아무튼 그래서 난 전기자전거 노래 들었을 때도 이 사람들은 즐거움에서도 슬픔의 구석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들이구나 라고 느꼈어
허: 슬프구나? 되게 즐겁게 만든 거 같은데
슬퍼. (이: 맞아.)
헠: 가사는 진짜 그냥 우리가 웃기려고 쓰는 경우가 많은데
웃기려고 하는게 느껴지긴 하는데 베이스에 약간 그 슬픔이 항상 있어
허: 우리는 낄낄 웃으면서 하잖아. 야아 이거 개웃기다 그러면서
개웃기다고 하면서 이제 죽음이라는 단어가 서른 세번 나오고.
일동: ㅎㅎㅎ
이: 한 번은 이런 걸 느낀 적이 있었어요. 작업을 하면서 이렇게 막 공중에 이것저것..
tv도 이렇게 보이지 않는 전파가 허공에 떠있다가 tv로 전송이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얘기도 아니고, 공중에 그냥 떠돌아다니는 가사를 그냥 막 잡아서 쓰는 것 같은? 근데 이게 또 누군가한테 전해지면 또 자기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고
석: 기능적인 면도 있고, 노래에 방해 안 되고
가사가 노래에 방해가 안 되고..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네.
허: 가사 중요한 것 같긴 한데
약간 멜로디가 육체면 가사는 정신이라 사람을 만났을 때 육체가 아름다운 사람도 좋지만 정신적인 면도 중요하니까.
아 그리고 이재 씨가 가사 쓴 건 다 티 나거든요.
이: 아니에요. 그거. 내가 부르든 뭐 하든 모든 걸 그냥 다 같이 쓰는데
바람은 막아도 흐르는 것은 흐르지만
이: 그건 내가.. 그렇죠.
물고기 발이 땅에 닿지 않아
이: 아 그것도..네..
허: 그래서 시인 최이재잖아요 가사 너무 시인이라
석: Poet Choi~
이: 저 근데 메모장에 그런 거 진짜 많고 아까 그 전파 얘기도 메모장에 써놨던 거.
전파 캡처~ 그거 근데 약간 그거 같기도 한데 그 알루미늄 호일 머리에 쓰고 있는 사람들. 전파, 독전파
석: 그게 뭐야?
이: 편집증 있는 분이 알루미늄 호일을 이렇게 쓰고 다니는데, 계속 전파가 자기 머리에 침투한다고 생각해서 알루미늄 호일을 쓰면 그게 좀 막아지는 것 같다고 느끼는 거야
허: 베러콜 사울에 나오는 형. 키세스 처럼...
ㅎㅎ이러다가 어느 날 이 셋 중에 한 명이 알루미늄 호일을... 쓰고오는 날이 오지 않기를.
근데 솔직히 그걸로 뮤직비디오 만들어도 너무 재미있을 거 같아요
이제 분량은 웬만큼 나온 것 같아
이: 편집하는 게 더 어렵겠다.
재밌을 것 같아요. 저는 일단 오늘 궁금한 거 다 물어봐서 속이 시원해요. 자리를 안 깔아주면 왠지 못 물어보겠더라고요. 말 잘 안 해줄 것 같아..
허: 뭘 말 잘 안 해줘요..
물어봐도 그냥 에이 그런게 어딨어요~ 이렇게 대답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어서
이: 우리 쫌 그런 거 같긴해 ㅎㅎ
석: 레슨할 때는 말 많이 해요.
뭐 가르쳐요? 노래는 수강생들이 원하는 거?
석: 카피 해올 때도 있고 교재도.. 옛날 기독교 띵곡 위주로. 어메~이~징~ 그레이~스~ 같이 노래 불러주고.
이: 나도 레슨을.. 요새 개고민 돼. 공지를 인스타에 한 번 올려야 되나
근데 그러면 또 이재씨를 맘에 들어하는 남자가 사심으로 접근할 수도 있잖아.
이: 그래서 아예 나 모르는 사람만 받았었거든요. 신원 공개 안하고 모집하고. 전에 좀 그런 일이 있어가지고요
석: 난 기타 학생들 다 여자고 제 집으로 와요. 물 마실래요? 그러고
허: 그러니까. 남자들은 그런 피해는 거의 안 받지
석: 그리고 들어오자마자 지루한 음악 얘기밖에 안 해서.. 바로 악보 이거 읽자고. 한! 둘! 셋! 시작하세요!!!
이: 오빠 좀 잘할 것 같아. 교육자 마인드로 사람 대하는 거
석: 가족이 좀 그런 분야에 있기도 하고.. 성격이 더러워서 그런가?
허: 나한테는 아무도 말을 안 걸어.
허키씨도 성격 안 좋을 것 같아 보여서 그런 거 아냐? 편하겠다.
이: 맞아 난 엄청 부러워
허: 아예 말을 안 걸어..
여기 담배 피우면 안 되나? 왠지 피는 순간 촌뜨기 취급받을 것 같은데
이: 안 될 것 같아요.
허: 화장실 가는데 시발..
이: 발소리도 조심해야 될 거 같지
허: 죄송합니다요~ 이러면서. 나 아까 무슨 방이 화장실인 줄 알고 이렇게 딱 들어갔는데 눈총이 따다닥!
일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허: 아이고! 제가 화장실인 줄 알고! 죄송합니다!!
커피숍에서 감히 제가 발소리를 내어서 정말 죄송합니다요~ 여기 온 새끼 정말 다 재수없어
석훈씨가 여기 혼자 자주 오죠
석: 가끔 오죠.
허: 그러니까 여기 오는 인간들은..
뭐 얘기하는지는 알겠습니다. 근데 정말 펑크다, 너무 삐딱하다!
허: 내가 삐딱한 건가?
이: 어. 오빠는 좀 그래. 오빠 엄마가 맨날 너 성격 진짜 이상하다. 성격 너 진짜 고치라고~ 고치라고~
이번에 명상원에서도 한 얘기인데 제가 하는 명상 목표가 알아차림과 평정심을 얻는 거거든요
근데 원래 창작하는 사람들은 민감하니까 알아차림? 인사이트가 이미 있고 근데 그렇기 때문에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좆같은게 계속 보이면 평정심을 잃을 수밖에 없잖아요.
허: 평정심을 유지해야 돼..
그니까 내가 명상하는 이유가 진짜 그거야 미치지 않기 위해. sanity를 지키기 위해서. 안 그러면 진짜 잃어버릴 것 같아.
허: 난 평정심이 있는 것 같아. 그치?
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
이: 응... 오빠 편할 때 있는데 아닐 때도 있고
극단적으로 가지는 않을 것 같아요. 오히려 맨날 투덜투덜거리기 때문에 참고 있다가 급발진 이런 건 없겠다.
석훈 씨는 어때요? 평정심이 있나요?
석: 평정심? 요즘 좀 더 일찍 자고 싶은데 잘 안돼.. 잠이 문제
이: 잠 진짜 문제야
석:쓸쓸해서 그런 거 같아.
허: 쓸쓸함은 정말 누구나 있는..
그렇지만 나랑 비슷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쓸쓸함은 좀 다른 것 같아요.
난 거인 노래가 그 얘기 라고 생각해. <너희 너무 작잖아 나만 존나 크잖아> 그 고독과 오만함
석: 요즘 많이 드는 생각은 좀 약간..
어쨌든 계속 불로 좀 뭐를 태워야 되는, 그러니까 미지근할 수는 없잖아요. 어쨌든 불은 계속 살아있어야 되는데
불을 잘 다뤄야 겠네요
석: 잘 다루고, 계-속 태우면서.
이: 근데 난 미지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미지근하면 재미가 없잖아.
헠: 심심하지
석: 난 미지근할 수는 없는 것 같아.
잘 다루는 게 인생의 과제인 것 같아요. 이제 불이 너무 커져서 막 나를 진짜 삼켜버리면 그땐 이제 머리에 알루미늄 호일을 쓰게될 수도 있으니까.. 혹시 유진박 알아요? 석훈씨 유진박 약간 비슷한 느낌이 있는데
석: 그 말 들어봤어요
유진박도 그 알루미늄 호일을 쓰게 되어버린 케이스잖아요.
열정이 있던 인간이 한국 사회의 광기? 잔인함에 결국 져버린 느낌이라.. 그래서 밴드 하는 거 정신적으로도 좋겠다, 라는 생각 했어요
석: 오우 좋죠.
신뢰관계를 쌓을 수 있는 사람이랑 활동 같이 하는게..그래서 밥딜런이 비틀즈 엄청 부러워했다는데
이: 자기는 혼자라?
ㅇㅇ
이: 같이 해서 좀 더 편한 것 같아. 자의식에 안 갖히고 그 혼자서 막 이렇게 해야 되나 저렇게 해야 되나? 이런 고민 덜 하고
석: 잠이 안 올 때.. 근데 대충 왜 안 오는지는 감은 와요.
그러니까 뭐 공연해서 자극을 많이 받은 상태거나, 쓸쓸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아니면 가는 날이 아쉬워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한다,
그러니까 평소에 이제, 어떤 방법으로 해결을 할 수가 있는 문젠데 절제가 안 되는? 불면이 내 삶의 상태에 어느 정도 연결이 돼 있는?
절제는 의지로 되는 문제가 아니래요. 그냥 시스템을 정립하는 수 밖에. 아침에 나가는 일을 하거나
이: 근데 오빠 정도면 되게 본인 문제의 원인을 잘 찾는거 아닌가.
나 어렸을 때는 주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나? 주님은 사랑하는 사람한테 잠을 준다는데 나는 살짝 버림받았다,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교회 다녔었구나
이: 네.
허: 잠 안 오면 좀 괴로울 것 같긴 하다.
하루가 되게 비생산적으로 흘러가는데.. 저번에 딱 아침 6시에. 내가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났더니 하루가 존나 생산적인 거야.
허: 아침에 일어나면 기분 좋지
근데 문제는 새벽에 안 자는 것도 기분이 좋아. 그럼 석훈씨 안 자면 뭐 해요?
석: 오피스 보죠 오피스
허: 나도 오피스 졸라 봤는데 안 자고 버티면서. 졸려 죽을때까지
석: 어제는 한 열두 시 쯤 잠들고 아침 네 시쯤 일어나서 피아노 세 시간 치고 다시 잠들었어
허: 개좋은데?
이: 수면량은 채웠네. 루틴이 없는 생활을 살아서 그게 제일 큰 문제인 것 같아.
석: 뭘 시작하면 끝나기 전까지 잠이 안 오는 그런 것도 많고
맞아. 그거 만화 그릴 때 되게 즐거워. 잠 안 자고 20시간 동안 만화를 그렸어. 그럼 진짜 뭐 해낸 것 같거든
이: 맞아요. 어떤 날은 그런게 좀 필요한.
근데 그거 도파민 중독이래요
석: 오우..
그렇게 불태우는 그 느낌에 중독 돼 가지고 잠 안 자고 하는 거라고
허: 정신 상태들이 왜 이렇게 건강치가 못해~?
일동: ㅎㅎ..
근데 어쨌든 문제를 마주하긴 해야 되는 것 같아요.
안 마주하면 점점 그게 더.. 아까 얘기한 불처럼 나를 알루미늄 호일을 쓰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한번 마주하고, 해결책을 좀 찾아봐야 되는 부분이 있어
석: 섹스해야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린데이 가사 중에 있잖아요. 상담사한테 갔더니 lack of sex가 너를 우울하게 만든다고
근데 저는 그게 섹스 그 자체보다는 사실 소통, 타인과의 어떤 소통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닌가..
허: 누가 옆에 있으면 잠이 잘 오지. 나는 혼자 잘 못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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