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세계에요

어제의 나는 없다 내일의 나는 모른다

유 진 정 2022. 12. 7. 01:22

 

작년인가 A과 10년 후에 우리가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던 중
와 진짜 궁금하다.. 라고 했더니
왜? 라고 되묻길래
' 10년 전을 돌아봤을 때 당시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게 살고 있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니 그땐 또 얼마나 큰 변화가 있겠나 ' 라고 했더니 ' 좋겠다 '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본인의 삶은 궤도를 크게 벗어난 적이 없어 재미가 없다, 대충 그런 설명을 덧붙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들었을 땐 아 그럴 수 있겠다 싶었지만 나중에 생각하니 A는 과거에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있었기 때문에 그 해석에는 오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저 영상의 테드토크가 바로 이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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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샹카 베단탐은 열광적인 축구 팬이었다.
하루는 경기 중 발뼈에 금이 갔는데, 집에 와서 그 일에 대해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고 한다.
왜냐면 다음날 아버지가 축구영화를 보여주러 극장에 데려갈 예정이었고, 발을 다친 걸 알면 극장대신 병원에 데려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음 날은 날씨가 아주 좋았고, 부친은 극장까지 걸어가자는 권유를 했다.
걷는 도중 베단탐이 발을 절자 부친이 이유를 물었고 베단탐은 신발에 뭐가 들어갔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축구에 대한 열정이 그 정도로 엄청났음에도 불구하고 50대인 지금 베단탐은 축구에 관심이 없다.
그러나 12살의 베단탐은 축구 없는 자신의 미래를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존과 스테파니가 결혼했을 때 스테파니의 직업은 간호사였다. 스테파니는 병원에서 불치병 환자들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고 돌아올때면 몸을 떨었고, 본인이 불치병에 걸리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시키지 말아달라고 존에게 부탁했다. 좀 더 심각한 순간에는, 차라리 날 쏴 달라고 부탁했다고.

50대 후반 스테파니는 루게릭 병에 걸렸고, 병이 진행되어 숨을 쉬는 것조차 어려워지자 간호사가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겠냐고 묻는다. 스테파니는 사용하겠다고 말했고 존은 지난 30년동안 꾸준히 존엄하게 죽게 해달라는 요구를 해오던 스테파니가 결정을 바꾼 것에 대해 놀라워 했다고

이 뒤로 우리 신체의 세포가 주기적으로 모두 교환되는 이야기가 나오고 그 유명한 테세우스의 배 이야기가 나온다. (배의 판자가 썩을 때마다 새 판자로 교체를 하고, 결국 모든 판자가 갈아끼워진 배가 여전히 테세우스의 배인가? 하는 형이상학 난제)

 

 

 

요지는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 미래의 나는 모두 다른 사람이며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거다.

개인뿐만 아니라 제도 역시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법을 제정할 때 우리는 그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구시대의 법들을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기상천외할 때조차 있지 않은가 (e.g. 욕조에서 노래를 부를 수 없다는 옛 펜실베니아의 법)
우리는 법을 제정할때 우리가 역사의 마지막 장을 장식하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래서 영상의 결론.

1. 호기심을 가져라

당신은 미래에 다른 사람이 될 것이기 때문에, 살고 싶은 삶을 적극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가족과 친구 외의 사람을 만나 지평을 넓히고 호기심을 잃지마라, 새로운 직업과 그것을 추구하는데 시간을 써라.

2 주장을 할 때 약간의 겸손을 더하라

저녁식사 자리에서 자신과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과 이야기할때, 몇 년 후 내가 그 사람과 같은 의견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라. (이 부분 와닿았음. 지지정당이 이십년 내내 바뀌고 있기 때문에)

3 용감하라

기회를 마주하고 주저할때 우리는 난 그거 못해요, 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 오늘은 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말이 내일의 자신도 이 일을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
라고 말하는 편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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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1, 3번은 붓다의 마지막 유훈과 같은 내용이다.
< 모든 것은 변하고 소멸하기 마련이니 게으르지 말고 해야 할 바를 모두 성취하라 > 

게으름을 극복하고자 침대에서 눈뜨면 보이는 곳에 저 글귀를 붙여놨는데, 습관이라는게 쉽게 극복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2번 역시 극단을 경계하라는 중도 철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삶의 변수가 생겨 1번의 설계와는 다른 방향으로 향하게 되더라고 좌절하지 말고 다른 시도를 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결과는 어차피 신의 영역(?)이기 때문에 그것을 추구하는 과정 자체의 즐거움과 충실함을 만끽하는 것이 인생의 진정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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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자 샹카 베단탐은 무의식과 심리학 주제를 다루는 팟캐스트 <히든 브레인>을 진행한다.
저 위의 비관적인 A소개로 듣게 됐는데 재밌음. 전엔 스크립트도 제공되었었는데 중단됨
근데 들었던거 계속 리플레이 하면 들리는 분량이 점점 늘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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