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자전거포 주인남자는 전기 자전거를 혐오함
그냥 자전거 탈 때 몇 번 수리받았는데 전기 자전거 뭐 물어보러 갔더니 개싫어하면서 소금뿌리고 쫓아냄 (소금은 뻥임)
하지만 또 갈 수 밖에 없었다. 플랫타이어.. 바퀴가 넘 작아서 집에 있는 펌프도 역에 있는 티자 펌프도 안 들어감
내가 진짜 거기 안 갈라고 용을 써봤는데...
불편한 마음으로 찾아가서 바람 좀 넣어달라고 했더니 역시나 혐오의 눈길로 자전거를 훑어보는 주인남
전기자전거의 잘못된 점에 대한 일장연설을 시작하며 맞는 밸브로 공기 주입 시작.. 개띠꺼움 귀에 피날 거 같음
시발 바람 도로 다 빼고 닥치라고 하고 싶음
그런데 주먹이 쥐어지는 순간 매니저 봉사를 하며 익힌 스킬을 활용하기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기분 나쁜 이유는 내가 존재하기 때문~~ 내가 없으면 기분나쁠 것도 없지~~~ 하며 생각을 잠시 멈추고 승모근의 경직도를 느껴보니 곧 맘이 편해지길래 호호 그래서 이 회사는 왜 물건을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 약간 비굴하게 웃어봄
그랬더니 주인남이 '돈 처벌라고 만들었죠' 하더니 브레이크 체크해주고 패드 다 나갔다고 알려줌
고장인 줄 알고 본사에 다음 달 AS 예약해놨는데 집에 와서 패드 가니까 ㅈㄴ멀쩡함 개꿀!
고마워요 주인남!!!
그리고 지금 다니는 복싱짐 관장님이 아무래도 비슷한 스탈 같은데
그 뭐라 해야되나 관계에서 무적권 주도권 잡고 우위에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타잎
견학 전에 전화로 뭐 물어봤더니 말을 참 간략하게 하신다고 그때부터 날 띠꺼워 하는게 느껴짐
아니 근데 관장님 사설이 넘 길어서 내가 끊을 수 밖에 없단 말이에요 운동하는 남자들은 말 적게 하는거 아니였냐! 제발 필요한 말만 하고살자 스탑맨스플레인!!!
아무튼 그래서 첫 주 내내 아 시발 잘못왔다는 생각밖에 안듬 말도 길고 윽박지르면서 가르치는 올드스쿨 스타일
그러다보니 아아니 내가 내돈내고 지금 이 나이에 어??? 혼나면서 운동 배우게 생겼어???
자꾸 속으로 이런 생각이 올라오길래 다시 한번 명상원의 교훈을 되새겨 봄
혼나서 기분나쁜 것도 결국 나 나 나나나 아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니라~~~
그래서 갈때마다 그냥 감사합니다 하고 고분고분하게 다니니까 점점 즐거워짐
글고 보니까 삽질하고 있으면 달려와서 그게 아니자나!!! 소리 빡 지르고 딱 그때 필요한 거 가르쳐 주는 스탈이신데 어쨌든 충격요법으로 기억이 잘 나고 또 컨트롤 프릭이라 체육관이 깨끗하고 사실 은근히 배려해 준다는 걸 알게 됨
예를 들어 평소에 내가 쉐도우 몇 번 하나 보고 있다가 샌드백 자리 물걸래질 하고와서 내가 평소보다 일찍 샌드백 치러가면 막 당황하심. 왜 평소랑 루틴 다르냐고 2 라운드 더 뛰고 오면 딱 마르게 닦아놨는데!! 지금 뛰면 넘어질 수도 있으니 더 뛰고 오라는 스탈;;
암튼 자전거맨도 그렇고 관장님도 그렇고 친절을 말로 까먹는 스탈이라고 해야하나
내가 할 말은 아니다만 둘다 왠지 싱글인 거 같음.. 체육관에도 여자가 없음 죄다 무던한 성격의 록키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