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의 방문이 있었다. 이사 후 1년 만이다.
어릴 적 모친과 같이 살때 모친은 바닥에 떨어진 내 머리카락들을 스티커로 짝짝 떼어내며
넌 비서를 둬야 돼.. 성공해서 꼭 비서를 둬.. 라는 발언을 자주 하였는데
나는 비서를 둘 정도로 성공하지 못했고 그래서 스스로 주변정리를 하게되었다.
자취생활 10년차 나는 스스로의 정리력에 꽤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 사실을 모친에게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에 모친 방문 전날 밤 대청소를 감행하기로 결정했다.
모든 문틀과 창틀과 바닥을 반짝반짝하게 닦고
화장실 타일 줄눈에 낀 물때도 락스와 칫솔로 빡빡 닦았다.
주변인들의 방문 전에 항상 쓸고 닦기는 하였지만 이렇게까지 열심히 청소를 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다 마치고 나니 뿌듯하여 방마다 사진을 찍어두었다.
블로그에도 올려야지 하다 남들 다 하고 사는걸 뭘 자랑까지 하나.. 민망해져 사진은 한 장만 올리기로
암튼 다음 날 모친을 집에 들이고 쏟아질 찬사를 잔뜩 기다리고 있는데 가스렌지를 왜 안닦냐는 소리를 들었다.
모친은 1박 후 가스렌지 세제를 추천하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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