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요

기대와 실망

유 진 정 2020. 8. 27. 23:52

 

 

 

모친의 방문이 있었다. 이사 후 1년 만이다.  

 

어릴 적 모친과 같이 살때 모친은 바닥에 떨어진 내 머리카락들을 스티커로 짝짝 떼어내며

넌 비서를 둬야 돼.. 성공해서 꼭 비서를 둬.. 라는 발언을 자주 하였는데

나는 비서를 둘 정도로 성공하지 못했고 그래서 스스로 주변정리를 하게되었다.

 

자취생활 10년차 나는 스스로의 정리력에 꽤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 사실을 모친에게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에 모친 방문 전날 밤 대청소를 감행하기로 결정했다.

모든 문틀과 창틀과 바닥을 반짝반짝하게 닦고

화장실 타일 줄눈에 낀 물때도 락스와 칫솔로 빡빡 닦았다. 

 

주변인들의 방문 전에 항상 쓸고 닦기는 하였지만 이렇게까지 열심히 청소를 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다 마치고 나니 뿌듯하여 방마다 사진을 찍어두었다.

블로그에도 올려야지 하다 남들 다 하고 사는걸 뭘 자랑까지 하나.. 민망해져 사진은 한 장만 올리기로

 

암튼 다음 날 모친을 집에 들이고 쏟아질 찬사를 잔뜩 기다리고 있는데 가스렌지를 왜 안닦냐는 소리를 들었다.

모친은 1박 후 가스렌지 세제를 추천하고 돌아갔다. 

반응형